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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5

나보나 광장(Piazza Navona)의 역사 나보나 광장의 기념물 도미티아누스 운동장 자리 위에 생긴 공터가 나보나 광장이란 이름을 얻게 된 이유는 운동장의 전력과 무관하지 않다. 중세 로마 인들은 이 공터를 캄푸스 아고니스 불렀는데, 그리스어 아곤 Agon은 운동경기, 노래, 시 등의 경언(gara)을 지칭하는 용어로 이 말이 변형되어 나고네 Nagone, 나오네 Naone, 나보나 Navona로 바뀐 것이다. 운동경기나 놀이 공간으로서의 이 운동장은 전설과 함께 살아남아 중세 시대에 기름을 바른 나무를 세워놓고 기어오르는 놀이가 유행했고, 8월에 귀족 복장을 한 팀과 사제 복장을 한 팀이 경연을 벌였으며, 트로네오 torneo(마상 창 시합)가 열리기도 했다. 마키아벨리가 에서 군주의 전형으로 삼은 체사레 보르지아가 여기서 벌어진 마상 창 시합.. 2020. 12. 9.
도미티아누스 광장 도미티아누스 운동장(stadio domiziano) 로마 시내에 있는 광장들 가운데에서 나보나 광장만큼 운치와 생동감을 동시에 드러내는 광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바로크 건축과 장식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 광장이 웅장미의 전형인 베드로 대성당 앞 광장과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스페인 광장과 함께 로마 시 3대 광장으로 꼽히는 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연륜으로 치면 이 광장을 따라갈 광장은 로마 시내에 없다. 이 광장의 지하에는 그 모양이 기다란 타원형이라 전차 경기장 자리로 오인되는 운동장 (stadio) 유적이 남아 있다. 바로 이 유적이 도미티아누스 운동장인데, ‘운동장’이라는 이름도 그렇지만 발굴된 유적지에서 전차 출발선이나 중앙분리대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전차 경기장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 2020. 12. 9.
로마 대전차 경기장의 기원 대전차 경기장 (치르코 마씨모 Circus Maximus) 콜로세움을 뒤로하고 팔라티노 언덕과 첼리오 언덕 사이 산 그레고리오 가도를 따라 700m쯤 가면, 오른쪽에 기다란 트랙 모양의 벌판이 나온다. 테베레 강변 진실의 입 광장에서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 벌판이 대전차 경기장 자리다. 로마 시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공연장인 이 경기장은 아벤티노 언덕과 팔라티노 언덕 사이 골짜기를 개간하여 생겨난 개활지이다. 아침저녁으로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나 산책 나온 사람들밖에 없는 한산하고 울타리도 없는 이 넓은 벌판이 한때 20~30만 명의 관중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곳이었다는 사실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로마의 창건 신화에서 로물루스와 레무스로 대표되는 두 언덕 주민들의 다툼으로 아벤티노 .. 2020. 12. 7.
콜로세움의 시작 로마 시내를 구경할 시간이 반나절밖에 없다면, 당신은 어디를 찾아가겠는가? 그 유명한 로마를 보러 가는 데 반나절만 할애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어리석은 물음으로 일축할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바티칸 박물관을 보겠다거나, 스페인 광장 앞 쇼핑거리를 찾아가겠다고 대답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로마에서 직접 보고 들은 바로는 이 질문이 결코 어리석은 물음이 아니다. 계획을 세우고 여행길에 오르는 여행객들도 많지만 연수 등의 일정으로 유럽에 가는 사람 중에는 일부러 로마를 거쳐 가거나 짬을 내서 들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면 모르지만 이동하는 시간에다 줄 서서 길바닥에 버려야 하는 시간’까지 감수하고 바티칸을 구경한다는 것도 계산 빠른 한국인의 속성상 쉽지 않고 더구나 바티칸.. 2020.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