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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Italy/로마사 (Roma History)

바티칸의 꽃, 시스티나 예배당(Cappella Sistina)

by TES leader 2021.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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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티나 예배당

1483 8 15일 완성된 시스티나 예배당은 그 면적이 솔로몬의 예루살렘 신전과 같아 40.23 ⅹ 13.41m이고 높이는 20.7m이다. 단순한 직사각형의 공간이 미노 다 피에솔레[Mino da Fiesole]가 설치한 대리석 벽간으로 나눠져 있고, 한쪽 측면에 역시 미노 다 피에솔레의 작품인 성가대석이 있다.

이 예배당을 지은 식스투스 4세는 교황들의 권력 회복과 권력의 정당성을 상징하는 벽화를 그릴 화가들을 바티칸으로 불러들였는데, 작업에 참여한 화가들이 피렌체와 페루지아 출신들이라 초기 르네상스 움브리아, 토스카나 화파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다. 이들은 창문 아래 벽면에 각각 8장의 프레스코화를 그렸고, 천장에는 별들이 떠 있는 하늘을 그려놓았다. 현재 남아있는 벽화는 각각 6장씩인데, 이는 후일 미켈란젤로가 전면에 <최후의 심판>을 그리기 위해 페루지노[Perugin]의 <어린 모세의 구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지웠고, 반대쪽 벽의 그림 2장은 지진으로 벽이 무너져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제단 쪽에서 보았을 때 왼쪽 벽에 '예수의 생애'가 있으며, 오른쪽 벽에는 '모세 이야기'가 있다.

벽화들 아래에는 피에터 반 엘스트[Pieter van Aelst]가 아라스 천으로 잔 태피스트리가 걸려 있었으나, 로마 약탈 이후 분산되었다가 현재 바티칸 미술관 안쪽 방에 소장되어 있다. 이 작품은 1515~1516년 레오 10세의 의뢰로 라파엘로가 그린 성 베드로와 바울의 밑그림을 브뤼셀에서 가져다 그대로 만든 것이다.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1.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천지창조>

식스투스 4세의 조카인 율리우스 2(1503~1513)는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과 벽면 사이에 장식 없이 남아 있는 부분도 벽화로 채워 넣고자 했고, 작업을 담당할 화가로 미켈란젤로를 선택했다. 기를란다요 공방에서 수습생으로 그림을 익히고 톤도 도니[Tondo doni] 등의 작품을 그리기는 했지만, 미켈란젤로는 프레스코 벽화에 전혀 경험이 없는 조각가였다. 게다가 1505, 교황의 무덤 건물과 조각 작업을 위해 카라라 채석장에서 대리석 덩어리들을 직접 골라 옮겨다 놓은 상태에서 작업을 중단하라는 소식을 접한 미켈란젤로는 화가 치밀어 피렌체로 돌아갔는데, 교황과 바티칸 궁전을 대놓고 비판해 로마와 피렌체 양국의 외교관계까지도 불편해진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황이 그를 선택하게 된 배경은 복합적이었다. 자신과 바티칸 궁전을 비판한 미켈란젤로를 파문하기까지 했던 교황이 태도를 바꿔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세상 어디에도 그와 비견할 만한 예술가가 없다'는 내용의 초청 편지에다 자신의 청동상을 볼로냐에 세우는 조건까지 걸었다는 사실은 예술적 안목이 뛰어난 교황이 미켈란젤로의 천재성을 알아보았음을 의미한다. 반면, 미켈란젤로와 사이가 극도로 나빴던 브라만테가 오히려 교황의 예술고문 자격으로 그를 추천한 것은 건축가로서 위협적 존재인 미켈란젤로에게 준비가 안 된 작업을 맡겨 그의 명성을 실추시키는 의도가 다분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로마로 돌아간 미켈란젤로는 빈 벽만이 아니라 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할 것이며, 주제나 스타일에 대한 간섭이나 통제를 하지 말 것이며, 자신이 요청하는 것 외에 어떠한 물리적 지원도 없이 혼자서 작업하겠다는 것을 계약 조건으로 걸었다. 1508 5 10일 작업에 들어간 미켈란젤로는 직접 비계(건축공사 때에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 가설물)를 만들고서 프레스코 기법을 익히기 위해 7명의 조수를 선발해 첫 그림을 완성하고 이후에는 혼자서 작업을 진행하였다. 4년간의 천장 작업은 고통스러웠으나 결과는 거대한 건축식 구도에 균형 잡힌 색조와 윤곽, 개성이 강한 수많은 인물들로 가득 찬 놀라운 작품이었다. 면적이 39 ⅹ 14m, 약 520에 달하는 천장에 인물이 391명이나 그려진 실로 엄청난 작업을 해낸 것이다. 1511 8 14일 일부분이 공개되었고, 1512 11 1일 모든 성인의 날 작업이 완료되어 다음날 공식적으로 공개되었다.

이 작품은 장식 미술의 차원을 넘어 인간 정신을 가장 잘 표현한 프레스코 벽화다. 괴테는 "시스티나 예배당을 보지 못한 자는 인간 능력의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할 수 없으리라. 위인에 대해 듣기도 하고 책에서 읽기도 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이 작품이 한 인간이 발휘한 능력의 생생한 증거다. ∙∙∙ ∙∙∙ 요 며칠 이 그림에 빠져 그가 가진 천재적인 안목을 갖지 못한 나 자신 때문에 풀이 죽어 있다. 내 가슴에 이 그림들을 못 박아놓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썼다.

미켈란젤로의 천재성은 우주의 모든 힘과 느낌들을 아주 감동적이고 강력하고 개성적인 인간들의 모습으로 표출한 데에 있었다. 특히 그는 다른 미술가들의 스타일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고, 자신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도 주제와 분위기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의 장면들을 창출해냈는데, 이 점은 <천지창조>는 물론이고4 반세기 후의 작품 <최후의 심판>에도 일관되게 나타나는 고유한 특성이다.

원래 교황은 천장에 사도들의 이야기를 그렸으면 했고, 미켈란젤로도 처음에는 이를 구상하였으나, 생각이 바뀌어 창조에서 홍수까지를 주제로 삼았다. 거대한 천장 표면을 마치 건축물처럼 입체감을 주는 여러 공간으로 나누었고, 각 부분에 들어간 인물들의 개성을 특출하게 표현하면서도 전체적으로 균형과 흐름이 맞는 통일성을 연출했다. 천장 중앙부에 길게 펼쳐진 9장의 그림들은 주제별로 3장씩 나눠지는데, 그 가운데 중간 그림은 전면화이고 나머지 둘은 네 모서리에 나체의 인물들(ignudo)이 배치된 작은 액자형 그림으로 되어 있다. 이 나상들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아직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미와 균형에 대한 강한 애착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9장의 그림은 제단 쪽에서부터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실제 그려진 순서는 정반대였다. 프레스코화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던 그로서는 다루기가 좀 더 쉬운 이야기의 끝 장면부터 시작하는 게 부담과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천장화 구조

천장 중앙부의 그림 9장은 창조 이야기와 나상(얇고 가벼운 비단으로 만든 치마) 장식으로, 1은 창조주가 어둠에서 빛을 분리하는 장면이고, 2는 해와 달의 창조, 3은 땅과 물을 가르는 모습이다. 4 5는 각각 남자와 여자의 창조이고, 6은 아담과 이브가 죄를 지어 에덴동산에서 추방되는 모습이다. 7은 홍수 후 노아가 제사를 드리는 장면이고, 8은 홍수, 9는 술에 취한 노아이다. 7 8은 내용상 순서가 뒤바뀌었는데, 그 이유는 홍수 그림이 컸기 때문이다. 나체의 인물들은 침묵, 실망, 탄식, 우울, 공포 등 인간의 본질적인 강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네 귀퉁이 그림들(10~13)은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한 사건들을 묘사했다. 10은 십자가형으로 벌 받는 아만(에스터의 승리), 11은 청동 뱀, 12는 다윗과 골리앗, 그리고 13은 주디트와 홀로페르네스(외경 유딧 13 8). 절망적인 상황에서 기적적인 행위로 민족을 구원한 이야기들을 통해 구원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다.

양끝의 요나(14)와 쟈 카리아(25),창문 위 삼각틀 사이의 인물들(15~24)은 미래를 내다보는, 그래서 미래에 올 구세주를 예언하는, 선지자(Profeti)와 무녀들(Sibille)이다. 여기서 무녀들은 고대 로마 종교 부분에서 설명한 아폴로의 신탁 능력을 부여받은 시빌라들로서, 유대 민족뿐 아니라 모든 인간이 구원의 대상으로 구세주가 오기를 기다린다는 의미에서 그림의 소재로 쓰였다. 예레미아(15)와 무녀 리비카(16),무녀 페르시 카(17)와 다니엘(18), 에제키아(19)와 무녀 쿠마나(20), 무녀 엘리트 레아(21)와 이사야(22), 요엘(23)과 무녀 델피 카(24)가 마주하고 있다.

8장의 삼각틀 그림(26~33)은 그리스도의 조상들을 주제로 삼아 구세주 출현의 역사적, 계보적 당위성을 표현했는데, 절망적인 눈길, 막역한 구원의 그날을 기다리는 인간의 슬픔이 잘 드러나 있다. 26이 솔로몬과 어머니, 27은 요시아의 양부들, 28는 로보 암과 어머니와 솔로몬, 29는 부모와 함께 한 어린 아사이다. 30은 아하 지아와 형제, 31은 히즈 키아와 부모, 32는 조로바벨과 부모, 33이 요시야와 부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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